바보 멍청이 의 한나절
글쓴이 감로수
밤새 이리저리 디척 이다
선잠을 깨어나 냉수 한사발로
갈증을 삭힙니다.
설래 임과 염려스러움이
교차하면서 좋은 것 많은 것 에 집착하는
범부의 마음은 어쩔 수 가 없나봅니다.
오늘따라 배낭을 들쳐 멘
어께가 무겁게 여겨집니다.
정기산행 지인 강화도에
구제역 지역으로 선포함에 있어서
강화군청 상황실에 몇 번을
확인 했건만 혹 산우님들이
불편을 격지 않을까 싶어 마음이 무거워 집니다.
만남은 행복한 것
반가운 님 들 설흔 다섯님의 손을 잡고
오늘도 힘차게 출발 합니다.
AM 07:00 구제역 발표로
많은 차들이 정체 할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건가요?
도로는 너무나도 한가롭습니다.
AM08;30분 찬 우물 약수터
등산로 입구에 도착 했네요.
그냥갈 수 없죠?
맨손체조와 기념 찰영 찰칵
산을 오르는 첫발부터 활짝핀 진달래꽃이
세인산악회 님들을 정답게 반깁니다.
온몸에 땀이 흠뻑 배어 갈 무렴
혈구산 남쪽 능선에 불게 물 들은
진달래 꽃 물결이
울님들 발걸음을 더욱 힘을 박찹니다.
AM10:30분 정상에 도착
두 팔 크게 벌려 맑게 흐르는 정기를
맘것 들이켜 봅니다.
깊은 상처가 치유되어
새살이 차오르듯
앙상한 나뭇 가지에 푸릇푸릇 새싹이 돋고
올해는 유난히도 길었던 차디찬 겨울을 이겨
이렇듯 어여쁜 꽃망울을 피어낸 대견함에
가슴 뭉클해져 옵니다.
먹을거리가 귀했던 어린 시절
동무들과 뒷동산에 올라 참꽃(진달래)을 따먹던
시절을 회상하며,
개꽃(철쭉)을 참꽃으로 잘 못 알고 먹었다가
거시기 까정 토해 냈던 그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온대 간대 없고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 시절로 회향 하고 싶어집니다.
검정 고무신에 너덜너덜 무릅팍이
흔히 들어나는 꼬장중우(바지)를 입고도
산을 잘 도 올랐건만 등산화가
조금만 해져도 큰일날것마냥
호들갑을 떠는 오늘날의 간사한 나의모습을
채찍질 하여봅니다.
모든 생명은 태어남이 있고
태어남은 언젠가 최고의 성수기인
왕성함을 맞을 것입니다.
왕성함은 영원하지 못 한 법,
또다시 쇠하게 되고 쇠하면 병들고
병들면 멸하게 되는
대자연의 법칙 앞에
한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듯
진분홍 꽃잎에 입맞춤 하여봅니다.
풀 한포기 꽃 한 송이가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건만
세상천지 만물 중에 사람이 으뜸 이라했지만
지금 것 살면서 감동은커녕
이익을 이해 남을 해 하진 않았는지?
즐거움에 흥겨워 남을 더욱 슬프게 하진 않았는지?
잠시 명상에 젖어봅니다.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버렸는가?
얻은 것이 없으니 버릴 것도 없습니다.
이것은 바보멍청이?
바보멍청이 곁에는
친구가 있고 즐거움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가지 말라고 있어달라고 매달리고
애를 써 보아도 시간이라는 녀석은 흘러만 가더니만
끝내 이별을 선포합니다.
AM 11:40분, 한들 그리는 저 꽃님을 뒤로하고
왜적을 물리치는 수병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한, 푸른 바다를 멀리하며
하산 길 내리막을 걷는 발걸음은 한가롭습니다.
PM 12:30분 퇴모 산을 지나
PM 1:40분 35명 전 대원이 종주산행 성공
이동식 한식 뷔페 못지않은 식단이 차려집니다.
해오라기표 제육 복음,
동자게표 싱싱한 산지직송 쌈,
선정화표 부침과 화전,
너무나 푸짐한 먹 걸이에
질에 배가 불러 옵니다.
봉오리 봉우리 넘어 넘어서
힘든 내색 하지 않고 기쁨으로 다가온
님 들 위해 뽀오얀 백설가루 반죽위에
온몸으로 불게 수놓아 허기진 님 의 육신 채우렵니다.
뜨거운 온기는 우리들의 오고가는 정감이요
부드럽고 찰진 맛은 우리들의 인연 줄이며,
담백하고 달콤한 그 맛은 우리들의 화합입니다.
성급히 넘기는 화전이 목매일까 두렵소,
탁베기 한 사발 쭉욱 들이키시고
세상살이 근심걱정
실음일랑
빈잔 에다 내려놓고
다정다감 행복일랑 안주삼아 담아 가소
박복하게 태어났다
사주팔자 탓 하지마소
재물 많아 두려움은 지옥이요
등 따시고 배부르면 이것이 상팔자 일세......
오늘도 바보 멍청이
한나절은 이렇게
입가에 행복미소 지우며
청춘가가 흘러나옵니다.
- 경인년 끝사월 월영 최상우 -
두서없이 쓴 글
여기까지 읽어 주신
세인산악회 님 들께
향기로운 차 한 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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